베를린 적응 일기 - 오늘 어제 그제 엊그제
본격 수업 시작 첫 주가 지났다.
엊그제 [10월 17일 목요일]
동네 코오-지(cozy)한 바. Wohnzimmer Bar, 말하자면 거실 바.
동네친구 이탈리아 출신 실비아랑 만나서 수다떨었다. 매년 크리스마스에 이탈리아 집에서 가족, 친구들과 파티를 연다고 한다. 나 초대 받았다!
그제 [10월 18일 금요일]
Festival of Lights. 매년 10월, 약 일주일간 베를린 랜드마크/빌딩/기념물은 캔버스가 된다. 석사 동기들과 구경갔다.
오른쪽 사진에 보이는 Brandenburger Tor 은 정말 별거 없었고.
왼쪽 사진은 건물에 둘러싸인 광장, Bebelplatz. 여기선 360도로 불빛쇼를 볼 수 있다. 이 건물 중엔 우리 학교도 있음. 마치 환각 상태 같은 영상디자인! 역시 베를린 아니랄까봐.
한참 구경하다 근처 술집에서 새벽 두시 까지 맥주 마시고 귀가. 베를린 지하철은 금/토 24시간 운행한다. 음주가무 부추기는 스케줄 아주 칭찬해!
어제 [10월 19일 토요일]
홈파뤼! 드디어! 베를린 첫 홈파뤼!
이탈리안 친구 실비아는 석사 선배들과 같이 산다. 선배들이 홈파티를 연다며 나를 초대했다. 윗 학번 석사 선배들 잔뜩 만났다! 조언도 듣고 내 미래도 점쳐보는 (?) 귀중한 시간.
특이한 사람 참 많아. 좋다아
오늘 [10월 20일 일요일]
같이 석사하는 독일 친구들이랑 Plant sale 에 갔다왔다. 소싯적 식물 좀 죽여봐서 잘 안 대려 오려고 하는데.. 베를린 겨울의 악독함과 우울함에 대해 사람들이 하두 겁줘서, 방에 초록색 좀 있으면 낫지 않을까 해서, 다시 도전.
Plant sale 마지막 날이라 남은 애들이 몇 없었다. 나는 꽃 피는 애들은 좀 부담스럽고, 바질 하나 대려왔다. 샌드위치 만들어 먹을때 똑 따서 넣으려고. 이런거 좀 로망이거든. 후후 파스타에 넣을 거라고 말하고 싶지만, 샌드위치 재료 합체가 내 요리 의지 최대치이기에…
바질 하나에 1유로!!!!!!
풀 사고 근처 카페 가서 수다 떨기. 내가 만난 독일 친구들은 대부분 순딩하고 착한 귀요미들. 조만간 같이 기생충 보러 가기로 했다.
생각.
1 – 우리가 유럽 각기 나라 문화에 비교적 무지하듯, 여기 애들 대부분이 한국에 대해 잘 몰라. 당연하게도. 그들이 나를 만나 한국에 대해 더 알아가고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아서… 좋아. 나를 통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이 생겼으면 좋겠다.
2 – 난 정말 운이 좋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복이 넘쳐. 내가 공부하는 프로그램이 세계 각지에서 온 애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감사해. 우리 모두 외부인이기에 현지인 가운데 동떨어진 외국인이라는 지독한 소외감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는듯해.
3 – 물론 험난했고 험난 하겠지만 사실 크게 걱정할 필요도, 조급해할 필요도 없다는 것. 난 잘 해낼거란거 아니까.
4 – 독일 사람들 까칠하다고? 충분히 친절한데..? 아직 내가 잘 모르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