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7, 2020 | Berlin

베를린 국제 영화제 Berlinale 2020

베를린 국제 영화제 = 우중충한 하늘 아래 1시간 줄서기

목차

소개 및 소감

칸, 베니스와 함께 영화제 3대 깡패. 베를린 국제 영화제는 가야 베를리너지 (?).

Encounter.

이 영화제가 아니라면 보지 않았을 – 어쩌면 평생 만나지 못했을 영화와의 encounter. 뜻하지 않은 설래는 만남.

내 못마땅한 습관 하나는 영화 보기 전 평점/예상평점을 꼭 확인하는 것이다. 특히 방구석 침대에서 노잼인 영화를 볼까-라는 두려움에서 비롯했다. 당연히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1 – 편협한 시야. 시야가 넓은 사람을 꿈꾼다. 근데 비슷비슷한 영화만 보게 될것이다.

2 – 높은 예상평점 확인 후, 필연적으로 (무의식적) 높은 기대치를 갖고 영화를 보게 된다. 그런거 있잖아, 동경하는 영화평론가가 별 다섯개 준 영화는 뭔가 더 좋게 보이고, 이해가 안가더라도 ‘음 그래 이게 예술이지’ 하고 납득해버리는거.

이런 나에게 영화제란 지독한 편식 습관을 일시적으로 완화해줄 영양제와 같았다. 여기서 처음 상영되는 영화는 필연적으로 리스크를 감수하고 봐야한다. 또한, 이 영화제에 나올 정도면 평타는 치겠지- 라는 (not completely reliable) 믿음으로 도전이 더 쉬워진다. 

나의 소감 Summary:

1) 언젠가 다시 보리라 했던 영화를 [애프터라이프] 큰 스크린으로 보았다. (+ 감독님 영접)

2) 홍상수 감독의 (은곰상 수상) 신작 [도망친 여자]을 봤다.

3) 추천 받아 즉석에서 예매한 다큐는 강렬했고

4) 포스터에 매료되어 본 다큐는 도통 이해 못하겠다.

5) 알차고 재밌는 단편영화 모음집

베를린 국제 영화제 티켓 구매 팁

크게 온라인 / 오프라인 티켓으로 나뉜다.

  • [온라인] 온라인 티켓팅은 두번 열린다
    • 3일 전: 각 영화 상영 3일 전 부터 구매 가능 (오전 10시~). 
    • 당일 아침: 3일전에 열렸던 티켓이 매진 되었더라도 당일 아침에 새로 풀린다.
  • [오프라인] (당일):
    • 50% 학생 할인.  
    • 30분 전 50%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살 수 있다. (난 안해봄)

학생은 오프라인 구매 시 50% 할인이 된다.

나는 오프라인 티켓을 샀다.
영화 상영 약 한 시간 전 샀는데, 매진인 적은 없었다.
학생이고 가난하다면 오프라인 구매 고고.
일반 영화 13유로인데, 무려 6.5 유로나 아낀다구.!

만약 계획했던 영화표가 매진이라면.. 다른 영화를 운명적으로 보게 되겠지.

내가 본 작품들

On Transmission 부분 – 애프터 라이프

영화제 70주년을 맞아 기획된 On Transmission 시리즈 – 두 감독이 마주앉아 서로 그리고 각자에 대해 대화한다. 나는 앙리 감독과 고레에다 감독의 대화를 선택했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감독이기도 하고, 아시아 영화에 요즘 더 마음이 가고도 해서.

오후 일찍 앙 리 감독의 Brokeback Mountain을 상영, 오후 늦게 고레에다의 애프터라이프를 상영했다. 나는 시간 상 애프터라이프만 관람했다.

앙 리 감독님 – 똑 부러지고 멋진 카리스마가 있다. 반면 고레에다 감독님.. 수줍고 카와이 하다. 저 구석 어딘가를 바라보며… 에… 아노… 하며 5초간 팔짱을 끼고 허공을 응시하며 고민한다. 본인에 대해 약 20초간 이야기 하다 앙리 감독님 이야기로 슬쩍 스포트라이트를 토스한다.

베를린 국제 영화제 상영작: 앙리 고레에다
애프터 라이프

아마 대학교 2학년 이었지. 새벽, 기숙사 침대에서 보고 밤 잠 설쳤던 때.
그때도, 지금도 여전한 두 가지가 있다.
하나, 영화 내 설정이 마음에 안듬 (삐죽머리 청년에게 가장 이입 ㅋㅋㅋ).
둘, 아직도 고를 수가 없다. 

행복한 기억을 간직하는 것. 혹은 나는 누군가의 행복이었다는 걸 아는 것. 

마지막 장면은.. 알고 봐도 이 찡한 먹먹함은 그대로네.

도망친 여자

은곰상 받은 홍상수 감독의 신작.

1 – 김민희씨 목소리 매력있다.

2 – 홍상수 감독의 리듬. 대화의 흐름에 서서히 빠져든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잔잔한 소용돌이 같다. 몰입하게 만드는 리듬을 탄다. 난 이 리듬이 굉장히 한국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3 – 굉장히 한국적인 뉘앙스라고 생각했는데, 이 국제적인 관객이 다 같이 웃는다. 생각보다 국제적인, 인간적인 성질인 걸까?

Saudi, Runaway

여성 인권이 바닥을 기다 못해 지구 핵을 뚫고 지나갈 사우디. 그 곳에서 탈출하는 Muna의 이야기. Muna는 지금 독일에 난민신분으로 정착하여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한다고 했다.

Muna도 나도, 고향이 싫어서 여기 독일에 와 꿈을 쫓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겪은 일, 포기해야 했던, 감수해야 했던 건, 공통분모가 거의 없다. 그는 가족을 저버린 배신자의 평판을 감수하고, 비난 받으며 감옥으로 끌려갈 위험을 감수했다. 탈출 계획과 그를 동반한 고민 두려움 고통은 그녀만의 비밀 이어야 했다. 또한 그 끔찍한 곳에 어머니와 형제들을 두고 온다는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단지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난, 이러한 삶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상상해본 적도 없다.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것이 내가 누리는 특권이다.

Generation 14plus Short Films 1

영화제의 Generation 부분은 어린이 (Kplus)와 청소년(14plus) 관련 영화를 상영한다. 나는 청소년(14plus) 부분의 단편영화 모음집을 보았다. 그냥 시간 맞는거 예매하고 보니 14plus 였음. (참고로 작년 ‘벌새’가 Generation14 부분 대상 수상. 벌새 사랑해!!)

6개의 단편영화, 약 두시간.

영화 상영 시작 전, 영화제 직원 왈. “당신들은 상당히 럭키한 영혼들이군요. 탁월한 선택을 하셨습니다! 지금 상영된 영화 중에서 어제 단편영화 부분 대상을 (크리스탈 곰) 받은 작품이 있습니다!”

대상을 받은 작품은 Clebs (Mutts)이다. 우리말로는 ‘똥개’. 유기견 보관소의 수백 마리의 똥개. 똥개들의 일상. 심사위원의 감상평은 “Wanting to escape and not being able to. Having to get along. Alone and together.” 란다. 내 감상평은 좀 다르다. ‘개’라면, 난 애교 많고 든든한 동반자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근데 자신의 종 무리 사이에서 하나의 개체가 되버린 개를 보는 느낌이 묘했다. 낯설었다가, 친근했다. 이상한 낯섦으로 시작해 이입으로 끝남.  

짧지만 각자 큰 웃음, 신선함, 감동, 먹먹함. 특히 마지막 Något att minnas (Something To Remember)의 강렬한 마무리…..

Irradiés (Irradiated)

지금도 모르겠다. 허세 같고, 강력함은 안느껴지고… 흐으으으

Your email will not be published.